취준생. 1

글쓰기/일기 2018. 1. 20. 13:44

 

카드를 찍고 버스에 탔다.

이번 달은 교통비 지출이 평소보다 좀 많다.

손잡이를 잡고 슬쩍 기댔다.

폰을 꺼내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귀를 기울였다.

다음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고 난 뒷자리에 가서 앉았다.

창밖을 바라보며 오늘 고용센터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단 기대에 나는 안도감이 생겼다.

졸음이 아침에 마신 커피의 카페인과 씨름 중이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내 마음의 평온함이 좋았다.

이내 버스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나는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에 집중했다.

 

 

집에 도착해선 난 냄비에 물을 붓고 가스불을 올렸다.

끓는 동안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했다.

지난 주 접수했던 이력서가 지난 번과 똑같이 되돌아왔다.

메일을 휴지통에 넣고 라면을 끓는 냄비에 넣었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국물이 바닥을 보이며 끓고 있었다.

짜디짠 라면을 물과 함께 마셨다.

한 두번도 아닌데라고 마음을 다독였지만 실망스런 기분이 썩 가시진 않았다.

기대를 하고 싶지 않아도 기대하게 되는 내 마음이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코코아를 타 마셨다.

나른한 기분에 잠자리에 누웠다.

하루를 돌이켜보았다.

오늘 교육 받길 잘했어, 그때 그 사람이 왜 그런 얘길 했지, 난 왜 그렇게 대답했을까.

좋았던 것들과 아쉬운 장면들이 슬그머니 뒤섞였다.

즐거운 꿈을 꾸길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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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