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1

글쓰기/일기 2018. 1. 20. 13:44

 

카드를 찍고 버스에 탔다.

이번 달은 교통비 지출이 평소보다 좀 많다.

손잡이를 잡고 슬쩍 기댔다.

폰을 꺼내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귀를 기울였다.

다음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고 난 뒷자리에 가서 앉았다.

창밖을 바라보며 오늘 고용센터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단 기대에 나는 안도감이 생겼다.

졸음이 아침에 마신 커피의 카페인과 씨름 중이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내 마음의 평온함이 좋았다.

이내 버스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나는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에 집중했다.

 

 

집에 도착해선 난 냄비에 물을 붓고 가스불을 올렸다.

끓는 동안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했다.

지난 주 접수했던 이력서가 지난 번과 똑같이 되돌아왔다.

메일을 휴지통에 넣고 라면을 끓는 냄비에 넣었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국물이 바닥을 보이며 끓고 있었다.

짜디짠 라면을 물과 함께 마셨다.

한 두번도 아닌데라고 마음을 다독였지만 실망스런 기분이 썩 가시진 않았다.

기대를 하고 싶지 않아도 기대하게 되는 내 마음이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코코아를 타 마셨다.

나른한 기분에 잠자리에 누웠다.

하루를 돌이켜보았다.

오늘 교육 받길 잘했어, 그때 그 사람이 왜 그런 얘길 했지, 난 왜 그렇게 대답했을까.

좋았던 것들과 아쉬운 장면들이 슬그머니 뒤섞였다.

즐거운 꿈을 꾸길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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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글쓰기/일기 2018. 1. 16. 03:25

세상에는 수 많은 사연이 있다.

누구나 하나쯤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장면들이 있다.

그 과거의 이야기들이 현재를 만들어냈다.

과거와 현재는 이어져 있고, 현재는 곧 과거가 된다.

지금 이 순간은 과거의 누군가가 만들어낸 미래이다.

바라고 원하던 그날이 이미 지났을지, 아직 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날에 누군가가 그들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그날의 끝이 있다.

누구에게나 끝이 있고, 그걸 알고 있음에도 끝은 항상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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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해

글쓰기/가사 2018. 1. 15. 19:20

 

누 군 가 를 / 사 랑 해 / 한 번 맞 춰 / 보 세 요

아 마 모 를 / 거 예 요 / 바 로 당 신 / 이 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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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답장 EP

글쓰기/가사 2018. 1. 11. 21:22

 

1. 답장

 

 

너무 늦어버려서 미안

나 알다시피 좀 많이 느려서

몇 번이나 읽어도

난 믿어지지 않았나 봐

답을 알 수 없던 질문들

다음 날에 많이 웃겨줘야지

난 그랬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넌 안간힘을 쓰고 있었는데

널 알아주지 못하고

더 실없이 굴던 내 모습

얼마나 바보 같았을까

내일 맛있는 거 먹자고

혹 영화라도 볼까 말하던 내가

나 그때로

다시 돌아가 네 앞에 선다면

하고 싶은 말 너무나 많지만

그냥 먼저 널 꼭 안아 보면 안될까

잠시만이라도

나 그때로

다시 돌아갈 기회가 된다면

그때보다는 잘할 수 있을까

뭔가 그럴듯한 말을 하고 싶은데

나 아무래도 내일 쓸까 봐 또 미룰래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

지금 보내더라도 어차피

달라질 건 없다고

넌 이미 모두 잊었다고

읽지도 않을 수 있겠지

설마 그럴 리가 없다고

모른척 했던 시간이 넘 길었어

나 그때로

다시 돌아가 널 볼 수 있대도

어쩌면 나는 그대로일지 몰라

사실 아직도 그 답은 잘 모르겠어

미안하단 말은 안 할래

그렇게 되면 끝나버릴까 봐

그러고 나면 똑같아질까 봐

혹시 내일이면 알게 될 수 있을까

오늘도 미루고 내일도 미루겠지만

널 사랑해

이것만으론 안 될지 몰라도

이제 와서 다 소용없더라도

이것밖에 난 하고픈 말이 없는데

사랑해 너를

 

 

2. Moonlight

 

 

곤히 잠이 든 그댈 바라봐요

무슨 꿈 꾸고 있나요

베시시 웃다가 또 찡그리네요

어제도 그러더니

나는 이렇게 매일 밤 찾아와

그대의 곁을 지키죠

오늘은 다른 노랠 불러 봤어요

혹시나 방금 웃었나요

고요한 밤에 그대의 얼굴은

한낮의 슬픈 얼굴과는 달리

한결 편해 보이네요 맘이 놓여요

이제 곧 아침이 밝아 오려 해요

오늘은 슬퍼하지 마요

당신이 해를 만나는 동안 난 무엇도 할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미안해요

어제 그대가 홀로 눈물 흘릴 때

주위를 두리번거릴 때 내가

얼마나 애태웠는지 알 수 없겠죠

오늘은 하늘이 맑을 것 같아요

두 눈은 왜 또 젖었나요

그러면 이 노래는 어때요

별빛과 함께 두고 갈게요

그대여 푹 잘 자요

 

 

3. 사랑한다 말해도

 

 

난 네 앞에 서 있어

너는 생각에 또 잠겨 있네

함께 있어 더 외로운 나

어쩌다 이렇게

난 네 앞에 서 있어

무슨 말을 할지 모르는 채

떠올면 또 부서지는

수없이 많은 말

나를 사랑한다 말해도

그 눈빛이 머무는 그곳은

난 헤아릴 수 없이 먼데

너를 사랑한다 말해도

더 이상 반짝이지 않는 두 눈이

말라버린 그 입술이

나를 사랑한다 말해도

금세 침묵으로 흩어지고

네 눈을 바라볼 수 없어

너를 사랑한다 말하던

그 뜨거웠던 마음이 그리워져

그 설렘이 그 떨림이

어쩌면 우린 이미 우린 알고 있나요

그래야만 하는 가요

난 네 앞에 서 있어

너는 생각에 또 잠겨 있네

함께 있어 더 외로운 나

어쩌다 이렇게

 

 

4. 연극

 

 

똑똑 울리는 노크

문을 연 순간 얼어벼렸다

눈부신 네가 들어선 순간

금빛으로 세상은 물들었다

빙글 하늘이 돌고

간신히 나는 서 있었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대로 돌처럼 난 굳었다

그런 날 옆에 두고

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조용히 앉아 차를 마시며 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나는 움직일 수가 없다

시간이 영영 멎어버린 걸까

혹시 꿈을 꾸고 있을까

철썩 내 뺨이라도

내밀어 볼까 하던 찰나에

방긋 웃으며 나를 녹이네

쥐락펴락 난 벌떡 일어나서

한참 떠들어대고

네 손끝에서 춤을 추고

너의 웃음에 행복해하는

사랑의 삐에로가 되었다

나의 몸짓에 까르르 웃는

널 위해 태어난 것 같았다

벌써 해는 저물고

발그레한 네 얼굴 바라보다

노을빛일까 알 수 없어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이윽고 너는 자릴 떠나고

나는 붙잡을 수가 없다

잠시 돌아서 날 바라보는 눈빛

그냥 숨이 막혀버렸다

번쩍 정신이 들어

뛰쳐나가서 널 불러 봐도

어느새 너는 흔적도 없고

텅 빈 무대에 나 홀로 서 있다

털썩 주저앉은 나

누군가 내게 말을 건넨다

이봐요 당신 이미 오래전

연극은 벌써 끝이 났다오

 

 

5. Contact

 

 

널 첨으로 스친 순간

절로 모든 시간이 멈췄고

서로 다른 궤도에서 돌던

이름 모를 별이

수억만 년 만에 만나는 순간

내 몸이 가벼워져

두 발 끝은 어느새 떠오르고

끝도 없는 어둠 속 소리도 없는

그곳에서 다시 깨어나

나를 더듬는 손길 그 하나만으로

살아 있다는 걸 난 알 수 있었지

춤추듯이 떠다니는

우릴 달의 뒷면이 비추고

이대로 다 끝나버렸으면

우리 세상에선

이미 수천 년이 흘렀더라도

난 아무도 아니고

네 손끝에서 다시 태어나고

네가 나를 만지면 그 작은 울림에

쏜살같이 멀리 튕겨서

빛이 다른 공간에

한없이 떠돌다 타버릴지 몰라

널 놓치지 않게 나를 잡아 줘

네가 나를 부르면

난 다시 태어나

너의 무엇으로 읽혀지고

또 다른 네가 되고

우릴 끌어당기는 그 어떤 법칙도

모두 거스른 채 하나가 될 거야

그렇게 우린 사라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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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6집

글쓰기/가사 2018. 1. 11. 00:37

김동률 6집

 

 

1. 고백

 

내 맘을 알아챘을까

좀 멀찍이 앞서 걸어갈 때

무심한 듯 흥얼거리던 내 노래를 들었을까

 

걸음을 좀 늦춰볼까

좀 뒤쳐져 나를 따라 걷는

너를 향해 홱 돌아서서 내 두팔을 벌려볼까

 

벌써 이 밤이 다 가려 해

먹빛 하늘 아래

들리는 건 네 숨소리와 나의 심장소리

이렇게 세상이 멎고

 

난 붙잡아 두려해

시간을 멈추려 해

언젠가 우리 어떤 날에

마법이 풀리고 다 스러진다 해도

더는 너와 나 둘이 아니려 해

이젠 너와 나 하나가 되려 해 영영

 

말해줄 때가 된 걸까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는

반짝이던 너의 두 눈이

조용히 감기는 순간

 

벌써 이 밤이 다 가려해

새벽 안개 속에

보이는 건 네 속눈썹의 가느다란 떨림

이렇게 시간이 멎고

 

난 입을 맞추려 해

난 주문을 걸려 해

언전가 우리 어떤 날에

마법이 풀리고 다 스러진다 해도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되려 해

우리 이렇게 하나가 되려 해

영영

 

 

2. 청춘

 

우리들 만났다하면 날이 새도록

끝나지 않던 이야기 서로의 꿈들에

함께 부풀었었고 설레였고 내일이 두근거렸지

 

언제부턴가 하루가 짧아져만 갔고

우리들 마음은 점점 조급해져갔지

영원할 것 같았던 많은 것들 조금씩 사라져갔지

 

서로가 참 솔직했었던 그때가 그리워

때로는 쓰라렸고 때로는 부끄럽고 그래서 고맙던

거칠 게 없던 시절

모든 걸 나눌 수 있었고 같은 꿈을 꾸던 시절

뭐가 달라진 걸까

우린 지금 무엇이 중요하게끔 된 걸까

 

다들 모처럼 모인 술자리에서

끝없이 하는 이야기 그때가 좋았다

언제부턴가 더는 꺼내지 않는 스무살 서로의 꿈들

 

우리가 참 힘이 됐었던 그때가 그리워

때로는 다독이고 때로는 나무라고 그래서 고맙던

외롭지 않던 시절

모든 걸 나눌 수 있었고 같은 길을 걷던 시절

뭐가 달라진걸까

우린 지금 무엇이 소중하게끔 된 걸까

 

우린 결국 이렇게 어른이 되었고

푸르던 그 때 그 시절 추억이 되었지

뭐가 달라진 걸까

우린 아직 뜨거운 가슴이 뛰고 다를게 없는데

뭐가 이리 어려운걸까

 

 

3. 내 사람

 

언제였을까

나 설레였던 게

너였을까 나였을까

누가 먼저 시작인걸까

이렇다 할 로맨스도 없던 그 때

놀려먹고 장난치며 깔깔대던 우리

 

친구들이 다

아무도 몰랐대

뭐였을까 왜였을까

자연스레 그리 된 걸까

문득 너를 깨닫고서 놀랐지

나 이 사람과 평생 함께 하고 싶단 생각

 

지친 하루에 숨이 턱 막혀올 때

한 사람은 내 옆에 있다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어서

그냥 씩 웃고 말아도 되는 참 편안한 사람

 

둘이 만날 때

별 하는 일 없이 재잘대다 늘어지다

그런 것도 마냥 좋았지

문득 앞서 가던 너의 뒷모습에

나 이사람을 평생 지켜주고 싶단 느낌

 

가진 것이 없어도 날 가득 채워주는

이 사람으로 다 된 것 같은

날 쓸모 있게 만들고 더욱 착해지게 만드는

한 번이라도 더 웃게 해주고 싶은 내 사람

 

불쑥 말도 없이 들러

쓸쩍 먹거리만 던져놓고

바삐 걸어가는 너를 창밖으로 바라볼 때

 

지친 하루에 내가 참 초라할 때

한 사람은 내 옆에 있다는

달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모두 내 맘 같아서

그냥 맘 놓고 울어도 되는 단 한 사람 넌 내 사람

 

세상 사람들 나를 다 몰라줄 때

한 사람은 내 옆에 있다는

날 너그럽게 만들고 더욱 착해지게 만드는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웃고 싶은

더 안고 싶은 넌 내 사람

 

 

4. Advice

 

미안하다 아무리 얘기해도 안 풀려요

무얼 잘못했냐고 되물으면 난 몰라요

이만큼 했을 된 거 아냐

참 알 수 없네 뭐가 이렇게 복잡해

정말 어려운 걸

 

그러니까 넌 아직 어린거야 뭘 모르지

안절부절 성질만 급하잖아 아이처럼

무조건 밀어 붙이는 게 능수는 아냐

조금 귀를 기울여봐

네게 하는 말을

 

사랑도 때가 되면 느나요

조금 더 견디면 쉬워져요

알 것 같으면서

매일 새로운 거

그래서 또 사랑을 하나 봐요

 

매일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버릇처럼

그러니까 넌 아직 멀었다고

그런가요

넘치는 혈기 하나로는 대수가 아냐

좀 더 깊이 헤아려줘

너를 향한 맘을

 

사랑도 때가 되면 느나요

어떻게 하면 좀 쉬워져요?

알 것 같으면서 모르겠는

매일 새로운 거 하고 싶은 거

책에서도 배울 수 없는 거

공부해서 알 수가 없는 거

 

나는 분명 그녀를 사랑해요 내가 알지

그냥 모르는 척 져주면서 다 받아주고

지금이다 싶을 때에 그럴 때에

아낌없이 널 던지고 다 던지고

한결 같은 그 자리를 넌/난 지키면 돼

 

 

5. 그게 나야

 

난 너에게 모두 주고 싶던 한 사람

너 하나로 이미 충분했던

 

난 너에게 모두 주지 못한 한 사람

너무 쉽게 놓쳐 버렸던

 

우리 서로 사랑했던 그 시절엔

뭐가 그리 설레고 또 좋았었는지

세상을 다 가진 양 들떠 있던 내 모습이

너 없이 그려지지가 않는 게 그게 나야

 

난 너에게 너무 앞서 가던 한 사람

어느샌가 홀로 헤매던

 

우리 서로 사랑했던 그 시절엔

왜 그렇게 힘들고 또 아팠었는지

세상이 무너질 듯 펑펑 울던 네 모습이

한 번에 그려지지도 않는 게 어느새

 

너는 정말 괜찮은지

다 지운 채로 사는 건지

 

우리 서로 사랑했던 그 시절은

왜 내게는 추억인 철 할 수 없는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얼굴 보고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도 그리는 그게 나야

 

그 시절을 아직 살아가는 한 사람

그게 나야

 

 

6. 퍼즐

 

넌 나에게 알 수 없는 수수께끼

언제나 한 조각 모자라는 퍼즐처럼

도대체 난 모르겠어 네 말을 몇 번이라 되짚어도

전혀 앞뒤가 맞지가 않잖아 어쨌다근 건지 모르겠어

 

갑자기 그렇게 울어버리는 건 뭐래

난 그저 멍하니 듣고 있을 뿐였잖아

자꾸만 또 꼬려아고 뭐라도 말해줘야 할 것 같아

사랑해 나도 모르게 나온 말 그 순간에

 

그 모든 게 하나로 맞춰지는 이 신비한 마법을

이렇게 다 한 번에 저절로 풀려버린 이 난해란 미제를

이제 난 알겠어 너라는 비밀을

널 이렇게 내 품에 안은 순간 그 마지막 조각을

너라는 단 하나의 열쇠를 얻은 순간

난 세상을 열었지 뜨겁게

 

또 슬며시 밀쳐내는 거는 뭐래

난 마치 사과가 떨어진 것만 같은데

정적이 흐르는데 뭐라도 말해줘야 할 것 같아

미안해 너무 늦게 깨달아서

워낙 난 느려터지고 더뎌서 늦었나봐

 

그 모든 게 하나로

맞춰지는 이 신비한 마법을

이렇게 다 한 번에

저절로 풀려버린 그 복잡한 문제를

이제 난 알겠어 너라는 비밀을

널 이렇게 내 품에 안은 순간

그 마지막 조각을

너라는 단 하나의 열쇠를 얻은 순간

난 세살을 열었지 뜨겁게

 

그 모든 게 나란히 줄을 서는

이 신기한 해법을

그 모든 게 하나로 맞춰지는 이 신비한 마법을

이렇게 단 한 번에 저절로 풀려버린

수많았던 의문을

이제 난 알겠어 너라는 의미를

널 이렇게 내 품에 안은 순간

그 마지막 조각을

너라는 단 하나의 열쇠를 얻은 순간

난 내일을 열었지 뜨겁게

 

 

7. 내 마음은

 

뜨겁지 않은 사람이 됐어

웬만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어

예전처럼 조그만 일에 화내지 않고

조금씩 무뎐해졌어

 

혼자 있는 게 편하게 됐어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피곤해졌어

이러다 나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까

걱정되다 체념하다 또 너를 생각해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

가져갔는지 내가 두고 온 건지

그냥 멀어진 건지 어느새

 

나 욕심이 덜한 사람이 됐어

약속 없는 멍한 시간에 익숙해졌어

이러다 또 갑자기 다시 사랑이 오면 어떡하지 지금은 나 줄 게 없는데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은 아직도 네 곁에

되돌려 받을 생각조차 못해서

텅 빈 그대로 이렇게

 

내 마음은

내 마음은 그대로 멈춰서

너를 부르고 자구 다 들춰내고 살아 있다 말하고

 

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

내 마은은 아직도 네 곁에

되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린 채

다른 시간을 사는 내 마음은

 

 

8. 오늘

 

나를 바라보는 그 사람에게

나의 답을 바라는 그 사람 앞에서

 

나는 한참동안 아무 말 못했네

하필 그 때에 핯필 그 순간 떠오르는 얼굴

 

너를 비우고 이윽고 잊어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왔는데

다시 누구를 맘에 들이는

이 순간이 왜 이토록 낯익은지 아픈지

 

우리 이별이란 그 때가 아닌

오늘인지도 모르네

 

나는 그날처럼 한참을 울었네

영문도 모를 나의 눈ㄴ물에 그녀도 울었네

 

너를 비우고 이윽고 잊어

몇 번인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이제야 다시 사랑인건지

그래서 이리 쓰리고 아린 건지 그런 건지

 

우리 이별이란 그 때가 아닌

오늘인지도 모르네

 

 

9. 그 노래

 

아무리 피하려 해도

귀에 걸리는

우리 그토록 듣고 함께 불러대던 그때 그 노래

 

머리로 막아도 애써 귀를 막아 보아도

어느새 난 그때의 나

 

노래는 추억들을 부르지 아랑곳없이

차갑게 굳어 버린 줄만 알았던 내 맘 무색하게

씁쓸한 미소도 알량한 후회도 더 이상

모른 척 그냥 지나쳐야 하는 이미 흘러간 지금

 

나는 다시 그때 그 날로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 날로

밤새 들었던 이 노래를 핑계 삼아

널 그리워하는 내 모습

눈감아 주는 그 노래

 

노래는 시간을 건너뛰지 아랑곳없이

모두 다 잊어버린 줄만 알았던 기억 선명하게

벅찼던 마음도 찢어진 가슴도 더 이상

모른 척 그냥 묻어 둬야 하는 이미 흘러간 지금

 

나는 다시 그때 그 날로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 날로

밤새 들었던 이 노래를 핑계 삼아

널 그리워하는 내 모습

달래주는 바로 그 노래

널 사랑했었다 말하는

그때 우리의 그 노래

 

 

10. 동행

 

넌 울고 있었고 난 무력했지

슬픔을 보듬기엔 내가 너무 작아서

그런 널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던 건 함께 울어주기

 

그걸로 너는 충분하다고

애써 참 고맙다고 내게 말해주지만

억지로 괜찮은 척 웃음 짓는 널 위해

난 뭘 할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짐을 대신

다 짊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나눌 수 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꼭 잡은 두 손이 나의 어깨가

네 안의 아픔을 다 덜어내진 못해도

침묵이 부끄러워 부르는 이 노래로

잠시 너를 쉬게 할 수 있다면

너의 슬픔이 잊혀지는 게

지켜만 보기에는 내가 너무 아파서

혼자서 씩씩한 척

견디려는 널 위해 난 뭘 할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벽이

가늠이 안될 만큼 아득하게 높아도

둘이서 함께라면 오를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내일은 조금 더 나을 거라고

나 역시 자신 있게 말해줄 순 없어도

우리가 함께 하는 오늘이 또 모이면

언젠가는 넘어설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 진 세상의 길이

끝없이 뒤엉켜진 미로일지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닿을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언젠가 무엇이 우릴 또 멈추게 하고

가던 길 되돌아서 헤매이게 하여도

묵묵히 함께 하는 마음이 다 모이면

언젠가는 다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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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4

글쓰기/사진 일기 2018. 1. 2. 18:59

 

'일 좀 그만 하라능'

'나랑 좀 놀자'

 

벌러덩 누워서 떠나질 않는다.

 

너무 바빴다.

커피와 에너지 음료를 달고 살았음.

몸도 힘들고, 마음도 고단했던 날들이다.

그때에 비해 조금 성숙해졌을라나?

 

2016.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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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책/발췌 2017. 12. 30. 09:53
pp. 17-19

1. 논증의 미학

오래전부터 내 직업은 글쓰기였다. 스물여섯 살 무렵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글을 썼다. 30대 중반 독일 유학생 시절에는 <한겨레> 통신원으로 일하면서 국제면 기사를 썼고 마흔 무렵에는 여러 해 동안 신문 칼럼을 썼다.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과 텔레비전 방송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 일을 할 때도 방송국에 가지 않는 날은 집에서 글을 썼다. 정치를 했던 10년 동안에도 현안에 대한 생각을 규칙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렸다. 정치를 떠나 문필업으로 복귀한 뒤로는 해마다 한두 권씩 책을 낸다. 정신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한 내가 글쓰기를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글과 강연과 토론을 즐겨 보는 분들은 날카로운 논리로 상대방의 허점을 들추어내며 자기주장을 펴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들 한다. 그건 아마도 세상 보는 눈이 비슷해서 그럴 것이다. 생각이 크게 다르면 똑같은 이유 때문에 나를 싫어한다. 그런 사람들은 내 책을 읽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그리 길지도 않은 인생, 좋아하는 사람 책도 다 읽지 못하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쓴 글을 뭐하러 읽는단 말인가.

나는 산문을 쓴다. 산문 중에도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에세이를 쓴다. 관심 분야는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등으로 다양한 편이다. 젊었을 때 단편소설을 하나 발표한 적이 있지만 문학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나는 에세이를 되도록 문학적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논리적인 글도 잘 쓰면 예술 근처에 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건 예술이야! 남이 쓴 글이든 내가 쓴 것이든, 칼럼이나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렇게 감탄할 때가 있다. 논리의 아름다움, 논증의 미학을 보여주는 글을 만나면 그렇게 된다. 세상을 보는 눈이 어떠하든, 진보든 보수든, 논리가 정확하고 문장이 깔끔한 글을 나는 좋아한다.

생각과 느낌을 소리로 표현하면 말이 되고 문자로 표현하면 글이 된다. 생각이 곧 말이고, 말이 곧 글이다. 생각과 감정, 말과 글은 하나로 얽혀 있다. 그렇지만 근본은 생각이다. 논증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글을 쓰고 싶다면 무엇보다 생각을 바르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려면 먼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에 따라 기준을 바꾸고 감정에 휘둘려 논리의 일관성을 깨뜨리면 산문을 멋지게 쓸 수 없다.

이 책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논리적인 글을 쓰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논증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려면 꼭 지켜야 하는 규칙 세 가지를 먼저 소개하겠다. 평소 생각하고 말하고 판단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다. 나는 칼럼을 쓰거나 토론을 할 때 최선을 다해 이 규칙을 지킨다. 내게는 일종의 '영업기밀'이지만 알고 보면 기밀이랄 것도 없을 만큼 간단한 규칙이다.

첫째, 취향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이 세 가지 규칙을 잘 따르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글을 쓸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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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 일기.

글쓰기/일기 2017. 12. 29. 21:08

1년의 근로 계약이 끝났다.
더 연장하진 못했다.
시원섭섭하다.
내심 바라기도 했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니 묘한 기분이다.
내가 한 말에 후회는 없다.
이번 기회로 사람마다 참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
나는 좀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한동안 푹 쉬고 싶은 마음과

다시 새로운 준비를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이

서로 팽팽하다.
내일이면 드디어 마지막 근무.
끝나면 종근이랑 만나서 놀고,

다음날 집에 갔다와야겠다.
쉬면서 제주도도 가고 싶다.
놀 생각만 잔뜩 하네. 하하.
노는 일은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길로 눈길이 한번씩 간다.
고민이다.
어쩌면 좋지.
무얼 해야 될까.
하고 싶은 일들이 몇가지 있다.
무작정몸을 던지기엔 내 나이가 좀 아쉽다.

 

20대에는 정말 갈피를 못 잡았던 것 같다.
이리저리 떠도는 댕댕이 마냥.
때론 무언가 힘들었고, 답답했다.
모르는 것들 투성이였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해서.

 

지금도 여전히 잘 모른다.

너무 많다.

반대로 조금씩 가지게 되는 것들이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이전 보다 조금은 용기가 생기는 듯.
무언가 부딪힐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나 할까.
내공이 조금씩 쌓이나 보다.
너무 욕심내진 말자.
나는 내가 바라는 조그만 일들이 많아지길.

조금씩 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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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듯 너를 본다. 나태주 시집.

책/발췌 2017. 12. 29. 19:49

내가 너를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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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3

글쓰기/사진 일기 2017. 12. 28. 22:04

 

창틀에 앞발을 올렸다.

동그란 눈으로 밖을 바라본다.

이따금 창살 너머로 고개를 내민다.

 

누구보다 밖을 동경한다.

무서워하기도 한다.

 

무슨 생각을 할까?

 

2015. 0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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