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말

카테고리 없음 2018. 8. 24. 13:08
pp.42-45

놀랍게도 여성해방이란 말조차 진부하게 들릴 만큼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오늘날에도, 내가 딸에게 우리 어머니가 나에게 한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모순을 반복하고 있어 부끄럽습니다.  나는 내 딸을 공부시키면서 여자라고 건성으로 간판이나 따려고 공부하지 말고 공부란 걸 전문화해서 평생토록 일을 가질 것을 귀가 아프게  강조해왔어요. 여자도 일을 해서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고는 남녀평등이란 한낱 구호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소신 때문이었지요. 딸 중엔 남자도 하기 힘든 전문직을 가진 애도 나왔고 큰 딸도 좋은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결혼했어요. 그런데 가정을 가진 여자가 일을 갖기 위해서 딴 여자를 하나 희생시켜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느낌은 매우 낭패스러운 것이었어요. 결국 나는 나의 일이 희생당하지 않기 위해 여자는 뭐니 뭐니 해도 가정을 잘 지키고 아이 잘 기르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쪽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 말았어요.

posted by 오아미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카테고리 없음 2018. 8. 21. 13:32
p.123

머리로 해석할 수 있는 건 글로 써봐야 별 의미가 없잖아요. 이야기는 해석이 불가능하니까 이야기인 거죠. 여기에는 이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면서 작가가 일일이 포장을 풀어헤치면 재미고 뭐고 없어요. 독자는 맥이 빠질 테고요. 작가조차 잘 몰라야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의미가 자유롭게 부풀어나간다고 저는 늘 생각합니다.

p.224

그렇습니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문장에 신경을   집중하다보면, 두툼한 구름 사이로 햇빛 한줄기가 흘러나오는 것처럼 자신의 의식을 한 폭 정경처럼 내려다볼 수 있는 순간이 와요. 아주 짧은 순간이라 무언가를 기억하기도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내려다보는 그 느낌은 남죠.

posted by 오아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카테고리 없음 2018. 8. 16. 13:16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p.185

앞에서도 썼지만, 직업적으로 글을 쓰는 다수의 사람들이 아마도 그렇듯이 나는 쓰면서 사물을 생각한다. 생각한 것을 문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문장을 지어나가면서 사물을 생각한다. 쓴다고 하는 작업을 통해서 사고를 형성해간다. 다시 고쳐 씀으로써 사색을 깊게 해나간다. 그러나 아무리 문장을 늘어놓아도 결론이 나오지 않고, 아무리 고쳐 써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는 경우도 물론 있다. 가령 지금이 그렇다. 그럴 때에는 그저 가설을 몇 가지 제시할 수 밖에 없다. 혹은 의문 그 자체를 차례차례 부연해갈 수밖에 없다. 혹은 그 의문이 지닌 구조를 뭔가 다른 것과 구조적으로 맞대어 비교하든지.


pp.256-257

가령 그것이 실제로 바닥에 작은 구멍이 뚫린 낡은 냄비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허망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적어도 노력을 했다는 사실은 남는다. 효능이 있든 없든, 멋이 있든 없든,   결국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대부분의 경우, 눈에는 보이지 않는(그러나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때때로 효율이 나쁜 행위를 통해서만이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공허한 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어리석은 행위는 아닐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실감으로써, 그리고 경험칙으로써.
posted by 오아미

에프킬라

카테고리 없음 2018. 7. 3. 14:58
여름 밤 전등 밑에는 벌레들이 가득하다.
푸드득 거리며 빛을 항해 달려든다.
바닥에 모기향을 피우자 곧 고요해졌다.
물기 머금은 공기가 느껴졌다.
저 멀리 귀뚜라미가 우는 것 같다.

posted by 오아미

검사내전. 김웅.

책/발췌 2018. 5. 26. 13:57
p. 63

논리와 이성의 천적은 부조리가 아니라 욕심이다.  아쉽게도 우리의 주성분은 욕심, 욕망 욕정이다. 우리는 '욕심'이라는 거친 바다 위를 구멍 뚫린 '합리'라는 배를 타고 가는 불안한 존재들이다. 마땅히 쉼 없이 구멍을 메우고 차오르는 욕심을 퍼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마치 욕심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허세를 부린다. 그래서 우리는 욕심으로부터 논리와 이성을 지켜내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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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아미

카피책. 정철.

책/발췌 2018. 5. 23. 18:53
바디카피 쪼개기 실습.

축구에 열광하는, 심지어 축구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유럽이나 남미 어느 나라 못지않게 우리나라 사람들도 축구를 좋아하지만 경기장을 직접 찾아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며 경기를 즐기는 일에는 무척 소극적입니다. 축구 팬들이 국내 프로 축구 리그인 K리그를 이렇게 계속 외면한다면 우리나라 축구는 10년 후에도 100년 후에도 대-한민국 함성 속에서 서로를 껴안고 팔짝팔짝 뛰던 2002년 4강 신화를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워하고만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말 당신이 가족과 함께 K리그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직접 보며 뜨거운 박수를 보내준다면 대한민국 축구는 당신이 보여준 관심의 크기만큼 경기력이 올라 다음 월드컵에서는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유럽이나 남미는 축구에 열광합니다. 심지어 축구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들 못지않게 우리나라 사람들도 축구를 좋아합니다.

축구팬들은 보통 경기장을 직접 찾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팬들은 경기를 즐기는 일에 무척 소극적입니다. 국내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를 외면합니다.

과거 우리는 대-한민국 함성 속에서 서로를 껴안고 팔짝팔짝 뛰었었습니다. 만약 이 외면이 지속된다면 2002년 4강 신화를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워하고만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축구는 10년 후 100년 후에도 발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번 주말 당신은 가족과 함께 K리그 경기장을 찾으십시오.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직접 보십시오. 뜨거운 박수를 보내십시오. 대한민국 축구는 당신이 보여준 관심의 크기만큼 경기력이 올라 갈 것입니다. 아마 다음 월드컵에서는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바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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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아미

가을. 함민복

책/발췌 2018. 5. 10. 18:33
가을
                    함민복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빗소리가 귓가에 들리던 날
잠가놓은 심장 안으로 당신이 다가섰습니다

빗속으로
당신을 보내고 싶었지만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걸 어찌하나요

빗방울 소리 흘러내리던 밤
당신은 개천되어
당신의 마음이 흘러
들었습니다.

어둠 속으로
당신의 마음을
떠나보내고 싶었지만

떠나지 않고
자꾸만 자꾸만
내 옆을 서성거리고

그래서

당신 생각을
켜 놓은 채
힘들게 잠이 들었습니다.

당신은
내가 잠든 사이에
꿈속에라도
다녀는 가셨나요?

당신 생각에
켜 둔 촛불이
가을바람에 흔들리곤 합니다

오늘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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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아미

퇴근

글쓰기/일기 2018. 4. 24. 22:16
열시에 퇴근했다.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 넓은 유리로(유리 밖으로) 도로 위 달리는 차들을 바라본다.
버스 안은 다양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냄새들이 밀려왔다.
돌아 가는 길은 대체로 나에게 좋은 기분을 안겨준다.
남은 하루 무엇을 할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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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아미

왕초보 영어회화 100일

보존소/영어 공부 2018. 4. 3. 18:43
DAY 001

- Never mind.

I'm sorry for the late reply.
Never mind. It's not important.

- Smells good.

Dinner is ready. Come and get it.
Smells good. What are we having?


DAY 002

- Let's toast!

You made it. Congratulations!
Let's toast! Bottoms up!

- Calm down.

Hello? We're stuck in the elevator.
Please calm down. I'll send someone in a minute.


DAY 003

- I'm starving.

I'm starving. Let's grab a bite.
I'm way too tired to eat.

- What's wrong?

You look down today. What's wrong?
My mother was hospitalized yesterday.


DAY 004

- Slow down.

Slow down. You're driving too fast.
We have to hurry to make it by seven.

- I'm flattered.

You're the most beautiful woman ever.
I'm flattered. You make me blush.


DAY 005

- It's pathetic.

I can't work up the courage to do it.
Don't be such a baby. It's pathetic.

- I'm impressed.

Your English is very good. I'm impressed.
Thanks, but I still have a long way to go.


DAY 006

- Don't bother.

I'm sorry if I hurt your feelings.
Don't bother. It's too late.

- Think positive.

I failed to pass the test.  I think I should give  up.
Don't say that. Think positive.


DAY 007

- I overreacted.

Unbelievable! How could you say that?
Sorry, I think I overreacted.

- Suit yourself.

I want to bring a coat. It'll get chilly tonight.
Suit yourself, but I don't need one.


DAY 008

- Are you sure?

I can't believe it. Are you sure?
Absolutely. I'm 100% positive.

- I don't care.

What do you want to have?
I don't care. It's up to you.


DAY 009

- I'd love to.

We're going to the movies. Want to join us?
I'd love to. Thanks a lot.

- I gotta go

I can't talk for long. I gotta go.
So you're not available now? I'll call you back later then.


DAY 010

- I had no idea.

Did you know he would come to the party?
I had no idea. He's a party pooper.

- Here you go.

Can you get me some water, please?
Sure. Here you 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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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아미

문체

보존소/나머지 2018. 4. 1. 21:35

문체

 

간결체, 만연체, 우유체, 강건체, 화려체, 건조체

 

 

문자의 개성적 특색. 글투라고도 함.

 

 

 

수필은 글쓴이의 개성이 듬뿍 담겨있는 글이라고 했어.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드러날까? 바로 문장에서 드러나. 그래서 문장의 특색이나 길이, 리듬, 속도, 표현법, 낱말의 선택 등을 유심히 보면 글쓴이의 개성을 느낄 수 있어. 이처럼 문장의 개성적 특색을 문체라고 해. 우리말로 '글투'라고도 하지. 우리가 말을 할 때도 사람마다 특징적인 말투가 있는 것처럼, 글도 글쓴이의 특유의 글투가 있는 거란다. 문체는 문장의 특생이므로 수필, 소설 등 문장을 나열하여 줄글로 쓰는 모든 글에서 드러나.

 

문장의 길이에 따라 간결체와 만연체로 나눌 수 있고, 부드러운가 강한가의 힘에 따라 우유체, 강건체, 꾸미는 말이 적은가 많은가에 따라 건조체와 화려체로 나눌 수 있어.

 

 

 

1. 간결체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내용을 명쾌하게 표현하는 문체.

 

글을 쓸 때 문장을 길게 쓰는 편이니, 짧게 쓰는 편이니?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쓰는 문체를 간결체라고 해. 간결체는 문장이 간단명료하고 그 안에 내용이 축약되어 있어. 문장이 짧다 보니 내용이 자세하지 않고 생략되고 압축되어 있단다. 그래서 독자는 상상하고 추축하여 숨은 내용까지 그려 보아야 해.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꼭 이것이다." 

 

민태원, <청춘예찬>

 

 

위의 글을 보면 문장 하나하나가 매우 짧아. 그래서 읽을 때 호흡이 좀 빨라지지. 호흡이 빠르다는 건 숨을 자주 쉰다는 거야. 문장이 짧으니 한 문단 안에 여러 개의 문장이 들어 있고, 그러다 보면 끊어 읽는 부분도 많아지기 때문이야.

 

 

 

2. 만연체

 

많은 어구를 이용하여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덧붙이고, 꾸미고 설명함으로써 문장을 길게 표한하는 문체.

 

만연체는 문장을 길게 쓰는 문체야. 그런데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을까? 문장 안에는 주어와 서술어, 그리고 꾸미는 말들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보면 돼. 짧은 문장은 문장 안에 주어와 서술어가 보통 하나씩 들어가 있어. 꾸미는 말도 간단하고 말이야. 반면 긴 문장은 주어나 서술어가 두 개 이상씩 있고, 꾸미는 말도 많은 편이야. 문장이 끊어지지 않고 두 문장 이상이 이어지기도 하지. 다음 두 문장을 비교해 보렴.

 

 

"겨울이 왔다. 춥다. 땔감을 장만해야겠다."

 

"눈바람 몰아치는 겨울이 오니, 추위에 몸이 덜덜 떨리는지라 땔감을 장만하러 산에 다녀와야겠다."

 

 

첫 번째가 짧은 문장이고, 두 번째가 긴 문장이야. 첫 번째 문장처럼 짧게 쓰면 간결체가 되고, 두 번째처럼 길게 쓰면 만연체가 되는 거야. 만연체의 문장은 문장이 길이가 길기 때문에 한 문장 안에 많은 내용을 자세하게 담을 수 있어. 그만큼 사용하는 단어도 많고 꾸미는 말도 많지.

 

 

"겨울이 오니 땔나무가 있을 리 만무하다. 동지 설상 삼척 냉돌에 변변치도 못한 이부자리를 깔고 누었으니, 사뭇 뼈가 저려 다리가 올라오고 다리 팔 마디에서 오도독 소리가 나도록 온몸이 곧아 오는 판에, 사지를 웅크릴 때로 웅크리고 안간힘을 꽁꽁 쓰면서 이를 악물다 못해 이를 박박 갈면서 하는 말이,

 

"요놈, 요 괘씸한 추위란 놈 같으니. 네가 지금은 이렇게 기승을 부리지마는, 어디 내년 봄에 두고 보자."하고 벼르더라는 이야기가 전하지마는, 이것이 옛날 남산골 '딸깍발이'의 성격을 단적으로 잘 표현한 이야기다."

 

이희승, <딸깍발이>

 

 

위 글은 만연체로 쓰였어. 딸깍발이의 성격에 관한 에피소드를 한 문장 안에 다 담았어. 아주 자세하지. 그리고 읽어 보면 간결체와는 달리 호흡이 길 거야. 한번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며 읽어야 해.

 

 

 

3. 우유체

 

문장을 부드럽고 우아하소 순하게 표현하는 문체.

 

'우유체'에서 '우(優)'는 넉넉하다는 뜻이고, '유(柔)'는 부드럽고 약하다는 뜻이야. 따라서 우유체는 문장이 부드럽고 순한 문체를 말하지. 보통 여성적인 문체라고 말할 수 있어. 예를 들어 '나무를 보호해야 한다.'고 표현하기보다 '나무는 우리에게 삶의 위한을 준다.'고 표현하면 훨씬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이 나지. 다음 글을 읽어 볼까?

 

 

"우리가 수목에서 받는 이 형언할 수 없는 그윽한 기쁨과 즐거움과 위한으과, 그리고 마음의 안정은 어디서 연유하여 오는 것일까? 그것은 흡사 기독교를 신봉하는 이들이 신에게서 받는 그것과도 같다. 수목은, 아니 자연은 동양인에게 있어, 성격이 다른 신의 이름일지도 모른다."

 

김동리, <수목송>

 

 

나무를 예찬하고 있는 글이야.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전달하지 않고 겸손하고 온화하게 쓰고 있어.

 

 

 

4. 강건체

 

굳세고 힘차며 남성적인 느낌을 주는 문체.

 

우유체가 부드러운 문체라면, 강건체는 강하고 씩씩하고 힘이 느껴지는 문체야. 읽었을 때 호소력이 느껴지고 대담하고 호탕한 느낌이 나.

 

 

"청춘은 인생의 황금 시대다. 우리는 이 황금 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이 황금 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

 

민태원, <청춘예찬>

 

 

위 수필은 청춘을 인생의 황금 시대라고 말하면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힘차게 약동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말하고 있어. 매우 역동적이며 힘이 느껴지는 글이야.

 

 

 

5. 화려체

 

비유와 수식이 많고 음악적인 리듬이 느껴지는 화려한 문체.

어떤 사람을 화려하다고 하니? 잘 꾸민 사람, 치장을 많이 한 사람을 보고 화려하다고 하지. 수수한 옷차림이 아니라 액세서리도 많이 하고 옷도 이것 저것 갖추어 입었을 때 화려한 느낌이 나. 글도 마찬가지야. 문장을 쓸 때 전하고자 하는 내용만 분명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꾸미는 말도 잔뜩 넣고 비유도 많이 쓰고, 리듬감이 느껴지도록 어휘나 구절도 세세히 열거했을 때 화려한 느낌이 나지. 이런 문체를 화려체라고 해. 어떤 대상에 대해 예찬하는 내용을 쓴 수필에서 화려체가 많이 사용된단다.

 

 

"보라, 청춘을! 그들의 몸이 얼마나 튼튼하며, 그들의 피부가 얼마나 생생하며, 그들의 눈에 무엇이 타오르고 있는가? 우리 눈이 그것을 보는 때에 우리의 귀는 생의 찬미를 듣는다. 그것은 웅대한 관현악미며, 미묘한 교향악이다. 뼈 끝에 스며들어가는 열락의 소리다."

 

민태원, <청춘예찬>

 

'청춘은 무엇이다.'라고 간단히 표현하지 않고 몸, 피부, 눈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어. 그리고 청춘의 약동을 관현악과 교향악에 비유하고 있지. 여러 가지 비유를 써서 문장이 매우 화려해졌어.

 

 

 

6. 건조체

 

비유나 꾸미는 표현이 적고 핵심 내용만 충실하게 전달하는 딱딱한 문체.

 

건조하다는 것은 물기가 없고 메말라 있다는 뜻이야. 문장이 건조하다는 것도 비슷하게 이해하면 돼. 군더더기 표현이나 아름답게 꾸미는 말은 빼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말만 쓴 문장이야. 평범하지만 내용 전달은 분명하지.

 

 

"딸이 성장하여 시집 갈 나이가 되고 혼례랄 치를 날을 받으면, 십수 년간 자란 이 내나무를 잘라 농짝이나 반닫이 등 가구를 만들어 주었다. 아들의 경우, 내나무는 나무의 주진이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자라게 둔다. 60년 안팎 자란 내나무는 우람한 나무가 되게 마련이다. 이 내나무는 주인의 관을 짜는 데 사용되었다.

 

이규태, <내나무>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심겨진 내나무가 자라면서 혼례가구와 관으로 쓰인다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적고 있어. 꾸미는 말이나 근사한 표현이 없어 사실만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지.

 

 

 

 

 

 

 

 

 

 

 

출처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06198&cid=47319&categoryId=47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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